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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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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07 21:23:13, 조회 : 867, 추천 : 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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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21 문학상 상패 및 메달 )
《제9회 문학21 문학상 심사평》(전문)
1.
2005년 11월 22일 오후 1시경에 인사동에서 월간 <문학21> 안도섭 발행인으로부터 예심을 거쳐 최종심에 오른 7인의 작품집과 작품 묶음(사본)을 건네받았다.
2.
‘문학21문학상’은 월간 <문학21>에 발표한 작품과 작가들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심사하되 ‘본상’과 ‘문학상’으로 구분하여 시상하는데, 제9회 본상에는 이남웅 시인의 시집 <모하비 사막>과 주광석 시인의 시집 <비 오는 날이면 메밀꽃이 핀다>를 최종 결정하였고, 문학상에는 시, 수필, 문학평론 등 3개 부문에 걸쳐 최경희, 황주경, 권영우, 안재동, 성태진 등 5인의 작품을 최종 결정하였다.
3.
본상을 수상하게 되는 이남웅 시인의 시집 <모하비 사막(2002년 7월 초판, 미래문화사)>은, 전체 72편의 시 작품이 4부로 나뉘어 실려 있으며, 김규동 시인의 추천사와 시인의 말 등이 곁들여져 있다. 김규동 시인은 추천사에서 “종교적 메시지와 철학을 가졌으되 그것을 직접적으로 나타내거나 설교적 언사를 빌려 형상화하는 길을 버리고 암시와 상징, 비유 등을 빌어 시적 정서에 육박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문제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는 신앙인으로서 보편적으로 갖는 가치관, 곧 우주만물은 다 하나님의 피조물이고, 자연의 제 현상은 하나님의 주재함이라는 시각이 고정되어 있어 작품 속의 내용이 자칫 진부한 이야기에 머물 소지가 다분하다는 점이다. 특히, 제1부에 수록된 17편의 작품과 그 외 몇 몇 작품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중국 베트남 일본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와 지방을 여행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바 주관적 정서를 노래한 기행시(紀行詩)라는 점이 시적 형상화 능력 발휘에 적지 않은 제한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남웅 시인에게는 자신의 눈에 비친 세계에 종교적 철학이 용해되고, 동시에 한 인간으로서 갖는 솔직한 정서적 감동원(感動源)을 능히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와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데에 그 의미를 부여하였다.
본상을 수상하게 되는 주광석 시인의 시집 <비 오는 날이면 메밀꽃이 핀다(2001년 12월 초판, 문학과 현실사)>는, 전체 94편의 시 작품이 5부로 나뉘어 실려 있고, 황금찬 시인의 서문과 문효치 시인의 작품해설이 곁들여져 있다. 문효치 시인은 ‘인간회복과 그리움의 미학’이라는 말로써 주광석 시인의 작품세계를 설명하는데, “함성과 독선이 없고, 자신의 내적 진실을 소박한 일상적 언어로 부드럽게 속삭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물론, 주광석 시인의 시집을 관류하는 주된 정서는 ‘그리움’임에는 틀림없다. 그는 섬을 노래하고, 꽃을 노래하고, 그 무엇을 노래해도 그리움의 정서로 바꾸어 놓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수사적 기교를 자유스럽게 부릴 수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한 솔직한 성찰과 함께 그것의 표현에서도 대담성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자칫 말을 너무 쉽게(?) 부리는 데에서 오는 가벼움과 화려한 말잔치의 공소함을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4.
시 부문 문학상을 수상하는 최경희 시인의 작품은 <강물에 선을 긋다> 외 7편인데, 시인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어떤 대상 -예컨대, 냉장고, 수상스키, 두물머리, 돌담 등 작품의 소재나 제재에- 에 투사시키지만 결국은 자신의 존재 의미와 삶을 노래한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대개가 대상을 묘사하는 축과 그것에 투사된 자신을 노래하는 축이 겹쳐져 있는 이중구조를 가진다. 바로 그 점이 독자들에게는 난해하다고 느끼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그 이중구조의 연결고리만 자연스럽게 기능한다면 깊은 사유세계를 반영하는 큰 작품을 낳을 수도 있으라본다.
그러나 그 이중구조 구축을 위한 ‘낱말 바꿔치기’ 수법을 상투적으로 사용하다보면 작위적인 껄끄러움이 오히려 감동의 파장을 위축시키게 된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시 부문 문학상을 수상하는 황주경 시인의 작품은 <심야극장>외 9편인데, 이들은 독자들에게 대단히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며, 여유로움까지 느끼게 한다. 그만큼 작품의 내용이나 표현기법이 적당히 깊고 적당히 이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한 소재나 제재에 전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소재주의’를 경계할 필요가 있으며, 시 문장 속에서 느낄 수 있는 탄력성과 긴장이 지나치게 이완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작품의 소재를 신중하게 선택하고, 작품의 주제에 대하여 깊게 생각함으로써 주관적 정서를 객관화시키는 시작(詩作) 태도는 상당히 안정감을 준다. 특히, 문장 하나하나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 속에서 주제를 간접적으로 드러내 놓는 방식은 편안하게 읽히게 하며 동시에 감동의 긴 여운으로 이어진다.
시 부문 문학상을 수상하는 권영우 시인의 작품은 <어느 소나무의 진실>외 24편인데, 비교적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한 편의 시를 한 그루 나무라고 할 때 그의 나무는 잎과 잔가지가 너무 무성하여 그 나무의 줄기와 뿌리를 식별해 내기가 쉽지는 않다. 잎과 잔가지가 지나치게 무성하다는 것은 시인의 생각이 복잡하여 수식어가 많이 동원되고 있다는 뜻이고, 줄기와 뿌리를 식별해 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작품의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켜 놓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의 작품은 대단히 건강하다. 생명력이 넘친다. 그만큼 사유 활동이 왕성하다는 뜻이다. 시어 선택에서부터 시상 전개에 이르기까지 완벽한 틀에 맞추려는 듯 형식에 매어 있다는 느낌마저도 든다. 그로부터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인은 인간사회의 현실 문제를 심각하게 상징적인 기법으로 드러내 놓기도 하고, 자연의 제 현상이나 정황을 그림처럼 그려내기도 하고, 일상에서 직간접으로 경험하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솔직하게 드러내 놓기도 하는 등 다양한 시세계를 보여 주고 있지만 ‘가지치기’를 통한 주제 부각과 비유적인 제 표현의 객관적 공감도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하면 작품의 깊이와 더불어서 쉬이 이해되고 공감되는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 본다.
수필 부문 문학상을 수상하는 성태진 시인의 작품<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청계천>은, 월간 <문학21> 2005년 11월호에 발표된 것으로, 청계천의 복원된 모습과 그 과정, 그리고 그 의미 등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는 시사성 설명문이다. 청계천의 발원과 역사, 복원과정 및 복원 후의 모습, 개선방향 등 그 의미에 대해 관련 자료를 종합한 듯 비교적 객관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따라서 달라진 청계천의 모습을 홍보하는 효과가 있는 글로서 문장이나 내용전개가 상당히 깔끔하다. 다만, 청계천과 관련하여 개인의 주관적인 심상이나 사연을 중심으로 표현하는 문학수필이 아니기 때문에 아쉬운 감이 없지 않다.
평론 부문 문학상을 수상하는 안재동 시인의 평론집 <당신은 나의 희망입니다(2005년 10월 초판, 에세이)>는, 생활수필 9편과 평론 5편이 함께 수록된 문집으로서 넓은 의미의 ‘중수필집’이라 할 수 있다. 동서(同書)에 수록된 문학평론은 <웹사이트를 통한 문학활동의 바람직한 방향>, <百人百色, 百人同色의 독도사랑>, <살아있는 한국의 대표적 민족시인, 우당 안도섭>, <‘어느 火刑日’에 나타난 우당의 저항시 세계>, <무원 도창회의 문학세계와 명작수필 탐구> 등 5편인데, 이들은 필자의 문학적 진실을 추구하려는 강한 의욕과 정열을 체감하게 하는 데에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평론이란 작가나 특정 작품 세계에 대해 평가하는 논리적인 글로부터 시작하는 만큼 그 논리 전개 과정의 당위성이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하며, 또한 상당한 속도감이 유지되어야 하고, 하나의 논지 안에서 일관된, 혹은 유기적인 구조를 지녀야 한다. 따라서 어떤 판단(결론)에 대한 입증 과정이나 방법이 무엇보다 중요시되고 큰 비중을 차지하는 논문과는 문체나 연구방법이나 목적 등에서 다를 수밖에 없음을 분명하게 인지함으로써 우리 평단의 선배들이 다하지 못한 대업을 단계적으로 이루어나가기를 기대한다.
5.
이상 제9회 ‘문학21문학상’을 수상하는 7인의 작품집 및 작품들에 대한 개별적인 촌평을 기탄없이 하였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7인7색이다. 그러나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각자의 빛깔과 향기를 내기 위해 부단히 정진하는 시인 작가들이고, 그들이 거두는 결실이라는 점이다. 아마도, <문학21> 안도섭 발행인께서도 그러한 점을 높이 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무쪼록, 저마다 다르게 가지는 개개인의 문학적 향기와 빛깔을 보다 선명하게 하여 만인으로 하여금 널리 향유할 수 있도록 그 깊이를 더해가야 할 줄로 믿는다.
2005년 11월 26일
이시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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