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은 하늘이 푸릅니다 * / 안재동

먹구름이 저만치 몰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
아직은 하늘이 푸릅니다
마음 편안히 산책을 즐기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대여,
아직은 창문조차 흔들리지 않습니다
하던 일이나 마저 끝내시기 바랍니다

빗방울이 뚝 뚝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가야,
아직은 옷이 많이 젖지 않았구나
발걸음을 침착하게 옮기도록 하여라

숨이 점점 가빠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
아직은 정신까지 혼미하진 않습니다
마지막 한순간이라도 예쁜 생각만 하겠습니다

* 월간 <시사문단> 2005.6월호 수록
* KBS 제1FM《정다운 가곡》(21:30~22:00) 2010.5.20자 방송


당신은 나의 희망입니다	안재동	05·12·03	3185	41
제자리	안재동	05·12·03	3197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