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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봇대 * / 안재동
어느 해안 마을
바다 전망이 좋다는 모텔이나 민박집 실내에서
바다를 좀 감상해보려거나
어느 언덕배기쯤에 올라 좀 좋은 풍경을 내려다보려 해도
거미줄처럼 꼭 눈에 걸려들지
전망 마니아에겐 더욱 거슬리기 짝이 없지
우리 세상 어디를 가든
꼭 자기를 따라다니는 것처럼 사방 곳곳에
무수히 많지
전망 즐기기에 성가시어도 뭘 어찌해볼 수 없는
감히 손댈 수 없는
절대지존 같기만 하지
그러나 우린 그것을 평소에는 쉽게 인지하지 못하고
고마움을 느끼지 못하지
너무 자주 눈에 띄고
함께 잠을 자고 함께 식사하는 사람처럼
당연하게 여기고 익숙해진 것
그것이 없다면 우리 생존에 불편도 이만저만 아니리
그래도 그것이 없다면
없앨 수 있다면
원천적으로 없었다면 나는 좋겠네
어쩌면 그래야 사람들은
무위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몰라
지금보다 더 쾌적해질지 몰라
전망을 가리는 성가심도 사라지겠지
밤이면 촛불의 아름다움에 취하며
동화처럼 순한 잠에도 빠질 수 있겠지
지금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될지도 몰라
미워하는 사람마저도 사랑하게 될 수 있을지 몰라
◇ 계간 《지구문학》 2016. 겨울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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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를 먹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