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 * / 안재동
자정이 훨씬 지나 잠이 들고
해가 중천에나 떠서야 잠이 깨는 나는 평소
아침 식사를 거르고 점심과 저녁만 먹으니
과체중인 내겐 그만큼 도움이 되리라
(그러나 그 역시 건강엔 좋지 않다고 하더라)
그런 내가
이른 아침에 눈이 떠져
책을 보거나 일을 좀 하다 보면
꼭 배가 고파
배가 고프니
간식용으로 사다 둔 빵을 먹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우유도 한 잔 …
(과자나 뭐 다른 거 있으면 또 먹게 되지)
잠에 푹 빠져 있을 땐
이것저것 먹게 되지 않는 것이 참 좋아
그렇다고 잠을 많이 자면
그만큼 일을 하거나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 못 되니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셈이지
세상은 이런 거야
누구든 선택에서 피해 나갈 수가 없어
자신에게 주어진 파이 한 개를 어떻게 먹느냐
그 차이일 뿐인 거야
단번에 다 먹어치우든
조금만 잘라먹고 나머지는 버리든
달고 맛있게 먹든
소태처럼 쓴맛으로 먹든
◇ 계간 《지구문학》 2016. 겨울호 수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