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 / 안재동

인간의 거리에
스스로 떨어져 죽은 새를
보았는가?

새는 인간에게 쫓기되
스스로
인간의 거리를
더럽히며 죽지는 않는다

새의 죽음,
죽을 자리에서 죽는
그들만의
가장 편안하고 명예로운 의식
작위(作爲)가 아닌

그러나, 새의 포식자들은
그따위 알 리 없고

나는 오늘도
어디론가 바삐, 어쩌면
힘겹게 날아가는
새 한 마리를 보았다

먹이를 쫓거나
포식자에게 쫓기거나
그도 아니면, 필시
인간의 거리보단 아름다운
그들만의 공간을 찾아···

어제 일도 기억 않고
내일의 상황일랑 더더욱
걱정 않는,
가진 거라곤
본능뿐인 새는

* 계간《아시아문예》2008.여름호 수록
* 계간《문학21》2008.여름호 수록


착각	안재동	08·05·18	4668	210
길	안재동	08·04·12	4498	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