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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니 인생 * / 안재동
뭐가 짠한지 맹한지 아니면
새콤한지 텁텁한지, 꼭 맛을 봐야 아나?
세상엔 맛으로도 향으로도
본색(本色) 알 수 없고
만지거나 가져도 흡족할 수 없는
그 무엇도 있는 거야
짠한 맛도 계속 보면 맹하고
새콤한 맛도 계속 다시면
텁텁해질 수 있지
없을 때 애타게 노리던 부귀영화도
얻고 나면 또 배고프고
허전해지기도 하는 거야
설탕 첫맛, 알콜 첫맛
좌우간 달콤하고 얼큰하고 좋은,
그 맛에 허우적거리다가
어느새 싱거워져서
몹시 뜨겁고 짜릿하고 폭발적인
그 무언가를 한 번쯤
미친 듯 찾아나서게도 되고
첫사랑처럼 무작정
연인이 좋기만 할 때, 그 순간과 감정을
잘 영속할 수 없듯
자신도 모르게 생의 전성기가
왔다 가는 줄, 잘 모르지
우는지 웃는지 여름 매미가 미친 듯
소리만 냅다 지르다 한순간,
맥없이 나무에서 추락하는 것처럼
그래도 사람은 누구나
"심 봤다~!" 할 날이 꼭 올 걸로, 다시 올 걸로
믿고 살지
산삼 찾는 이는 심마니
정치가는 권(權)마니
사업가는 돈(錢)마니
시인은 시(詩)마니
세상은 심산유곡,
평생 구하는 것이 제각각 다르긴 해도
모두 마니 마니...복(福)마니
* 반년간《두레문학》2008. 상반기호(통권11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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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