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기 저 사람 * / 안재동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는
저기 저 사람
집 한 채 값이나 될 듯한
때깔 나는 승용차를 몰고
도로를 신나게 질주하더니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하며
마주보고 달려오던
승합차와 충돌하고 말았네
긴장감이라곤 전혀 없는
목소리의 기자가 태연하게
승용차와 승합차 운전자의
사망 소식을 알린다
일 인분 이천 원짜리
칼국숫집에서 식사를 하며
그 장면을 보던
오십대의 어느 아저씨는
“지지리도 운 없제?
하필 그 신세가 될 게 뭐람...”
한 잔에 팔천 원짜리
커피를 파는 카페에 앉아
그 장면을 보던
이십대의 어느 아가씨는
“좋은 차 몰고 잘난 체 하더니
꼴 좋다...”
그렇게 말하면서
아저씨는 걸신들린 사람처럼
칼국수를 먹고
아가씨는 카페의 음악과
커피향에 도취하고 있다
* 월간<시사문단> 2005.1월호
*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총동창회보 제33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