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과 생수 * / 안재동

대리석 생산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고급 대리석은 왜 하필 이탈리아산이라야
사람들이 좋아한단 말인가
참으로 귀한, 천혜 자원 아닐 수 없네

그런데 이탈리아에선 생수는 또 왜 그다지
값비싸단 말인가
연중 내내 마르지 않는 개울물이
들판 곳곳으로 흐르고 지하수가 풍부하여
갈수로 허덕일 농토는 없기 망정이지

땅속에 귀하디 귀하게 묻힌 대리석,
파내고 또 파내어도 그 끝 보이질 않네
하지만 그 천연의 부존자원 하나 탓에
온 국민의 식수가 다석회질로 되고 말았네
그대로는 마실 수도 없고 피부에도 좋지 않은,

로마 근교의 대리석 채취장을 지나가면서
몹시나 부러운 눈초리로 바라보다가
어느 편의점에 들러선
반 리터 생수 한 병당 2천여 원씩이나 되는
돈을 지급하여야 했네

평생 안을 수 있는 복이 있지만
불편이나 부족함도 따름이 세상 이치일까
내겐 있으나 그대에겐 없고
그대에겐 있으나 내겐 없는 그 무언가처럼

*계간 <풍자문학> 2007.가을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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