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자 * / 안재동

의자는
외관상 멋스럽고 화려한 고급 안락의자보다는
뭉툭하니 멋없고 딱딱해 보여도
아무렇게나 다루어도 쉬 고장 나지 않는
단단한 나무의자에 더 정감이 간다

의자는
앉기에만 편하게 만들어진 고급 안락의자보다는
좀 딱딱하고 불편해도
이리저리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간단한 나무의자가 듬직해서 좋다

의자는
1인용보다는 2인용에 더 정감이 가고
2인용보다는 3인용에 더 편안함이 느껴진다

나에겐 참 좋은 사람 하나 있었네
나에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의자처럼 느껴지던
안타깝게도, 함께있을 때 그만큼 절실히
감사해 하고 쉬 표현하지 못하였던

* 월간<문학21> 2007.3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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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와 소란 · 2	안재동	06·11·03	3356	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