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엿 같은 사랑 * / 안재동

조금만 뜨거워져도
흐물흐물해지며
엿판에 착 달라붙고
만지기도 전에
끈적끈적해지는 것

조금만 차가워져도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약간의 충격에도
쉬 부러져버리는 것

녹을까, 깨어질까
어찌해야
잘 다루었다 소문날까

가늘고 기다랗게
쭉 잘 빠진 엿가락일수록
신경은 더 쓰이지

오래오래
온전히 잘 보관하려면
조심스레 다루고
수시 바라보며
신경 예사로 쓰면
안 되는,
좀 골치 아픈 것

엿, 고것 정말
사랑과도 같은 놈이네

사랑? 그래
네놈도 아주 엿 같긴
마찬가지

*월간웹진<글쓰는사람들> 2006.9월호 수록
*반년간<한국현대시> 2009.상반기호 수록


사랑한단 말은	안재동	06·09·03	3428	46
애견부哀犬賦	안재동	06·08·03	3324	42

후후후	공감가네요^^ 06·08·22 04:04 수정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