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심수설(橫心竪雪) * / 안재동

우중충한 겨울 밤하늘
흐릿한 달빛이 창백한가요
아니면 넋을 앗길 만큼 아름다운가요
대보름날의 달빛 때문에 마음이 심란한가요
아니면 편안한가요

어둠 속을 뚫고 달려오는 가느다란 한 줄기
달빛이나 햇살은 또 어떤가요
반갑거나 때론
감질나고 짜증스러울 수도 있겠지요

이른 봄날 꽃샘추위 앞의 따사로운 햇살
땀방울이 빗물처럼 쏟아질 때
어디선가 불어오던 아주 미약한 한 줄기
바람은 기억하시나요

겨울 어느 날엔 뽀얗게 미소 지으며
한 송이 한 송이 눈치 안 나게
춤추듯 설렁설렁 내려오던 함박눈이
어느샌가 거대한 몸집으로 변하여
길을 막거나 가옥들을 마구 부수기도 하면서
세상의 지배자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작가코리아 월간웹진<글쓰는사람들> 2006.2월호 수록
*월간 <문학저널> 2006.3월호 수록
*월간 <문학세계> 2006.3월호 수록
*작가코리아 월간웹진<글쓰는사람들> 2007.2월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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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해와 하늘	안재동	06·01·02	4273	1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