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수필

21.   13 
웃음에 대하여
추천 : 207 이름 : 안재동 작성일 : 2010-07-11 20:17:45 조회수 : 2,914
* 웃음에 대하여 *  /  안재동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있게 마련이지만, 오늘날은 누가 누굴 보고 웃는다고 불쾌해 하고 그로 인한 시비가 끊이지 않는 세상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으나, 웃는 얼굴이 몹시 거북스럽거나 보기 싫을 때도 있다. 그것은 아마 웃는 사람이 왜 웃는지 그 까닭을 잘 모를 때 받게 되는 느낌이 아닐까 한다.
  웃음이란 참 묘하다. 배꼽 잡을 만큼 정말 우스워서 웃기도 하고 남을 비웃을 일이 있어서 웃기도 한다. 남의 말에 하도 어이가 없어 웃기도 하고 좀 딱딱한 분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일부러 웃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남을 좀 웃겨나 볼 요량으로, 또는 남에게 협조를 좀 구할 취지로 웃기도 한다. 뿐이겠는가. 애정의 표시로 웃음을 머금을 때도 많고 기분이 좋을 땐 자신도 모르게 배실배실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어떤 일에 대한 실망 내지 황당한 상황 등에 처했을 땐 쓴 웃음을 짓기도 한다.
  또 음악의 선율처럼 아주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있는가 하면, 주위의 이목을 사로잡을 정도로 호탕한 웃음소리도 있고, 아주 가냘프고 맥없는 웃음소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아주 요사스럽게 들리는 웃음소리도 있고 몹시 소름끼치는 웃음소리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얼굴도 다양한데, 언제나 우울하거나 화난 것처럼 보이는 얼굴이 있는 반면에 늘 웃음 띤 것처럼 보이는 얼굴도 있다.
  어떤 경우든 웃음은 인간의 일반적인 것이기도 하지만 개개인만의 고유한 특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람들은 웃음에 대한 이해의 기준을 통상 어디에 둘까? 개개인의 다양한 내면까지 과연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하려고 할까?  웃음에 대한 의미와 감흥은 우리네 삶에 참으로 중요한 것이다. 웃음에 대한 피상적인(제멋대로식의) 구사법도 문제일 수 있지만,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처럼 남의 웃음을 단순히 자신의 감정, 즉 순간적인 기분에만 비추어 해석하지는 않는지…. 때문에 오해가 촉발되고 결국 큰 화(禍)로 빚어지는 경우는 없는지….
  남의 웃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노력도 평소 견지할 필요가 있지만, 자신의 표정관리에도 늘 주의를 기울이는 자세야말로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처세술일지도 모른다.
  동서고금을 막론한 현상이긴 하겠으나, 특히 요즘은 아주 사소한 일로도 말다툼이 빚어지고, 그로 인해 비극을 부르는 경우도 잦지 않은가.
  개인간 다툼 발생시 좋은 완충장치가 있다면 그것은 단연 웃음일 것이다. 피치 못해 말다툼을 하게 될 때라도 막간막간에 웃음을 지어 보이자. 뿐 아니라 평상시에도 웃음을 자주 날리면서 산다면 주위 사람들에게도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건강에도 더없이 좋을 것이다.
  다만, 웃음은 자신만의 기분이 아니라 누구에게라도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남을 먼저 배려하는 마음을 지니자.
  오늘날을 두고 말세적 세상, 다른 말로 험악한 세상이라고들 한다. 화를 피하고 복을 누리며 살 수 있는 방편으로 웃음보다 더 훌륭한 것이 달리 있을까?  

*《지구문학》2009. 겨울호 수록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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