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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말을 만들어 내고
무성해진 말들이 하늘로 증발된다
그제나 어제나 오늘이나,
쉼 없이
하늘에서 눈이 된 말들
무게를 이기지 못해 쏟아지는 눈 눈 눈…
눈송이들, 함박눈 같은
어젯밤엔 학교로 가는 길에
어른 무릎까지 차오르는 눈,
아이들은 오늘 자기들 세상이다
말보다 더 많은 말을 만들어 내는
침묵, 폭설 같은
- 안재동의「침묵」전문
말이란 발이 달리지 않아도 날개가 달리지 않아도 천리를 간다.
뿐만 아니라 말이란 옮겨 가는 동안 가지를 쳐서 살을 붙이고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니고 무거운 무게를 느끼면서 거동이 불편
하다가 결국에는 견디지 못하고 쏟아지는 눈으로 비유한다.
그러나 셀 수 없이 많은 양의 눈송이는 세상의 어둡고 검은
부분들을 하얗게 덮어주고 의외로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돌변
한다. 마치 모든 빛깔들을 합하면 하얀빛으로 색이 퇴색되듯
와글거리던 말들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정신을 잃을 것만 같은
우려 속에서 의아해질 뿐이다.
응원단의 아우성이 아무리 시끄럽다 해도 꽹과리 하나를 들고
두들겨대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던 이야기처럼 말보다 더
많은 말을 만들어내는 폭설 같은 침묵이 된다.
*윤제철(월간『문학세계』, 계간『시세계』편집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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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권력과 사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