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 낭인과 신춘병 *
신문 신춘문예 제도에 대한 비판론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몇몇 명망 높은 문인 또는 평론가들로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그런 맥락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중앙일보가 '신춘문예'란 간판을 내린지가 제법 되었고, 올해 신춘문예엔 경향일보가 '신춘문예'란 간판을 내리고 '경향신인작가상'인가 뭔가로 변경한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신춘문예가 '문예고시'로 통할 정도로 그 권위와 위상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그 결과 또 다른 고시 아닌 고시 낭인들이 양산되어 오지 않았겠는가 생각합니다. 적어도 문학 분야에 관한 한은…. 이는 어떤 물질적 측면보다는 문학에 대한 좌절과 외면 같은 정신적 측면에서 본 관점이라 말할 수 있구요.
아무튼, 신춘문예로 인하여 문학 분야의 '성골'계급, 다시 말하면 이른바 문학귀족 계급이 형성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신춘문예 제도의 장점도 있겠지요. 하지만 신춘문예 출신이 아니라면 그러한 문학귀족으로 절대 인정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실력이 있건 없건, 요행으로라도 신춘문예의 관문을 통과함은 일단 '성골' 계급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게 되는 것이 현실적 상황 아닐까 합니다. 그 결과 문인들 간의 갈등 및 반목도 점점 증폭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지요.
이 문예지 저 문예지 할 것 없이 신춘문예라는 브랜드를 과신한 나머지 해당 작가의 작품성을 고려하지 않고 '모시기' 경쟁 또는 '상(賞)주기' 경쟁이 치열한 것도 현실이라고 생각되니까요.
문인은 오로지 작품으로만 승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춘문예 출신이 만인의 부러움과 인정을 산다고는 하나, 그렇다고 평생 신춘문예만 바라보고 습작활동만 할 수는 없는 일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실력이 출중하다고 한들 신춘문예에 당선의 '행운'이 본인에게는 평생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따라서 문단의 풍토를 일소할 수 있는 어떤 대안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모시기' 경쟁 등 신춘문예 브랜드를 과신하거나 과다한 처우를 하는 사례… 각종 문예지에서 자존심을 걸고라도 자제해야 마땅할 줄 압니다. 또한 작가들도 그런 맥락으로 문단의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야 함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리고 '(문예)고시(高試)병' 혹은 '신춘(新春)병'이랄까 하는 것을 문인들 스스로 깨뜨려 나가지 않으면 그 누구도 치유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는 신춘문예 제도는 물론 문예지를 통한 등단 제도조차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고 들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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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기사(2006년1월5일) 보기 (클릭)
황우석과 한국의 황색저널리즘 